ⓒ 정유진의 드로잉 2023
《너무 늦지 않은》 전시는 지하철 통행로이자 전시장인 ‘서울메트로미술관'의 이중적인 특성에 착안해, 우리 일상의 관성을 잠시 뒤흔들고자 합니다. 익숙한 통행로의 내부는 일주일 간 김시원, 정유진, 이제, 세 작가의 작품과 더불어 평소와 사뭇 다르게 변형되고, 그렇게 낯설어진 장소의 풍경은 우리의 습관적인 발걸음을 멈추게 할 것입니다.
메트로미술관은 아치형 구조로 반복되는 지하철 통로를 흰 벽으로 덮으면서 조성된 공간입니다. 김시원은 이번 전시를 위한 신작 〈무제(이끌리듯)〉를 통해 지하철 역사의 아치형 구조를 파사드 조각으로 재현함으로써 벽 뒤에 숨겨진 공간을 드러냅니다. 정유진은 바닥에 설치한 신작 〈“넌 어딜가도 변칙점이야,”〉에 격자형 천장 구조를 반사시킴으로써 행인들의 동선을 교란합니다. 이제는 2000년대 초반의 혜화역 앞 풍경을 그린 대형 회화 〈혜화역 3번 출구, 오후 3시〉(2004)와 본 전시를 위한 신작 〈강〉을 선보입니다. 작가는 20년 전 그림 위로 다섯 편의 에세이 낭독을 얹어 직선 통로를 따라 지난 시간을 재구성합니다.
*
참여작가 소개
김시원은 주어진 조건과 상황을 소재 또는 주제로 삼아 작업한다. 글을 쓰고, 쓴 글을 다시 따라가며 일시적인 실천을 만들어 낸다. 지시문, 반복, (전시)공간, 비물질과 같은 단어를 이리저리 굴리는 것에 관심이 있다. www.kimsiwon.com
정유진은 미디어를 통해 접하는 정보, 이미지, 만화의 세계관을 통해 지금 시대의 재난을 바라보는 시선을 드러낸다. eugenejung.com
이제는 불확실한 세계 속의 일상적 경험과 몽환적 상상을 현실감 있는 이미지로 그리며, 동시대의 정동을 포착하기 위해 회화의 매체적 확장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www.leeje.net
기획자 조은비는 KT&G 상상마당갤러리, 아트 스페이스 풀의 큐레이터로 일했고, 현재 독립 큐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오늘날 한국사회의 현실에서 출발한 고민을 토대로, 새로운 삶의 방식과 조건을 모색하려는 시도를 미술의 언어로 드러내는 데에 관심을 가져왔다. 《우연을 기대》(d/p, 2022), 《모빌》(두산갤러리 서울, 2017), 《복행술》(케이크갤러리, 2016) 등 다수의 전시를 기획했다.
The exhibition Not Too Late responds to the dual nature of the Seoul Metro Art Center, which is both an underground pathway and an art gallery. For one week, the inside of the pathway is transformed from its usual state with the artworks of three artists: Siwon Kim, Eugene Jung, Leeje. The exhibition hopes that the defamiliarized display of the pathway stops our step a moment.
Siwon Kim works with the given conditions and situations as the material or subject. He writes and creates temporary practices by following his writings again. He is interested in tossing around words like directive, repetition, space (exhibitions), and nonmaterial.
By navigating through information and images encountered via media and the worldview of cartoons, Eugene Jung reveals a present-day view of disasters.
Leeje portrays everyday experiences and dreamlike imaginations in an uncertain world as realistic images, and seeks the possibility of media expansion of painting
Eunbi Jo worked as a curator at KT&G Sangsangmadang Gallery and Art Space Pool. Inspired by her contemplations on the issues that root in Korean contemporary society today Jo’s interest lies in the artistic expression of her explorations on the modesand conditions of new life. She has curated many exhibitions: Anticipation of a Contingency (d/p gallery Seoul, 2022), Mobile (DOOSAN Gallery Seoul, 2017), The Art of Not Landing (Cake Gallery, 2016). She has also co-translated the publication Self-Organized (mediabus, 2016).